“노숙인들이 자주 쓰는 말이 있어요. 급전직하. 한 번의 실패나 미끄러짐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의미더라고요.” 2026년 8월2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퇴거명령서를 받은 노숙인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노숙인 인권단체 홈리스행동에 10년 넘게 몸담은 안형진 활동가의 이 말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수십 년 식당을 운영하던 대표로, 대기업 사원으로 각자 열심히 살던 이들에게 투자 사기란 실수는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놨습니다. 이후 안전망 없는 사회에서 추락해 인천공항으로 밀려난 이들은 ‘노숙자 아지트?… 손발 다 든 인천공항’이라는 제목의 채널에이(A) 보도 이후 거리로 또 한 번 밀려났습니다. 공항에서 쫓겨난 여성 노숙인 안나(69·가명)는 본인이 머물던 공항 구석구석을 보여줬습니다. 구석 벤치, 편의점 뒤쪽, 주차장 뒤 공터…. 모두 사람의 시선이 잘 닿지 않는 공간이었습니다. 그곳에서도 안나는 ‘혹시 민폐가 될까, 누군가에게 해코지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늘 숨죽여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채널A는 보도에서 공항 노숙인들을 ‘민폐 노숙인’으로 몰아갔습니다. 보도에는 왜 노숙인들이 공항으로 밀려와야 했는지는 빠져 있습니다. 8월1일 채널A 누리집에 올라온 한 시청자의 의견은 한겨레21이 이 기사를 써야 했던 이유를 말해줍니다. “집이 없는 사람들은 공공장소에서 삶을 의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상식이고 세계 어디서나 보편적인 일입니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가 제대로 된 주거, 의료, 고용 정책을 만들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공항 홈리스들의 씻고, 먹고, 자는 일상을 도촬하고 이를 일탈로 비난하고 조롱하는 것은 채널A와 해당 기자가 빈곤과 불평등에 대한 기초 이해조차 없거나 홈리스에 대해 악의적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해당 보도(를) 속히 삭제하고 당사자들께 사과하고 정정보도 하시기 바랍니다.”
그들을 함부로 내몰지 말라
여성 노숙인 안나(69·가명)는 2026년 8월1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쫓기듯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2026년 7월9일 나온 ‘노숙자 아지트?… 손발 다 든 인천공항’이라는 제목의 채널에이(A) 보도 이후 소셜미디어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노숙인들의 행태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안나의 짐에 ‘퇴거명령서’를 붙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안 나가겠다는 게 아니라, 일주일이라도 시간을 달라고 했던 건데….”
2026년 8월11일 서영철 전국가습기살균체참사피해자연대 대표가 숨을 거뒀습니다. “장례를 치르지 말고, 광화문광장에서 계속 투쟁해달라”고 유언을 남겼고, 피해자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서 대표 아들 부부에 따르면 그는 생전 콧줄을 단 채 산소발생기를 들고 다니며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했음에도, 제 몸을 돌보는 대신 다른 피해자들을 챙겼다고 합니다.
연애 예능 프로그램 전성시대입니다. ‘환승연애’와 ‘나는 솔로’의 인기에 힘입어 퀴어·모태솔로·돌싱·무속인·연상연하 등으로 대상이 넓어졌고, 결혼정보회사 시스템을 구현한 ‘커플팰리스’, 가족이 개입하는 ‘합숙 맞선’까지 등장했습니다. 연애 예능 프로그램은 왜 끝없이 생겨날까요? 가장 큰 이유는 가성비입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서 연애 서사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연애와 결혼이 조건과 능력을 경쟁하는 게임화가 됐음을 씁쓸하게 확인할 뿐입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022년 1월 청년 인재로 영입돼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디지털성범죄 엔(n)번방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해서 세상에 폭로한 공로를 인정받은 만큼 기를 쓰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어리고 미숙하며 서툴고 분별없다는 통념뿐이었습니다. 여성 청년 정치인 앞에 놓인 유리 허들을 확인한 겁니다.